2021년 2월 쯤 장모님이 어깨가 아프셔서 천호동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셨다.
그 때 와이프의 고모님이 보험을 하셔서 같이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
어쩌다 강아지 이야기가 나왔고 나 역시 개를 엄청 좋아하고 기회가 되면 기르고 싶다고 했다.
고모님은 태어난지 한 달도 안된 처치 곤란인 개가 있다고 데려가서 키우라고 하셨다.
그리고 나와 장모님은 알겠다고 한적이 없는데
그해 초여름 어느 날 그렇게 녀석이 장모님 댁에 보내졌다.
처음 녀석을 보았을 때는 정말 꾸질꾸질하고 더러웠다.
심지어 엉덩이 쪽에는 똥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.
솔직히 그 때는 너무 더러워서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조차 못 했다.
가위로 똥이 엉켜붙은 털들을 잘라내고 담배를 피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.
일단 이 엉켜붙은 털들을 정리하고 목욕을 시킬 필요가 있었다.
그래서 제천에 애견 미용샵들을 검색해 모두 전화를 돌렸지만
덩치가 큰 이녀석을 미용 시켜주고 목욕 시켜주겠다는 곳이 없었다.
결국 이전에 전화를 했던 곳 중 한 곳에 미용은 안시켜 주셔도 되고 그냥 털만 다 밀어달라 사정을 했고
그렇게 녀석의 목욕과 미용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.
장모님 댁에서 제천으로 가는 길 녀석은 엄청 얌전했고 순했다.
그리고 도착한 샵에서 털을 밀기 시작하는데 너무나 얌전한 모습에 놀랐고
그제서야 아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찰칵! 이게 녀석을 처음으로 찍은 나의 사진. 우리의 첫 날을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사진이 되었다.
떠맡기다 싶이 찾아온 녀석 이 때까지 아직 이름이 없었고 우린 개라고 부르고 있었다.
그리고 그날 밤 우리는 온 가족이 모여 녀석의 이름을 정하기로 했다.
나와 와이프 처남은 루피, 볼트, 순이, 장모님 장인어른은 복실이 등 많은 이름들이 나왔고
결국은 내가 이야기한 볼트가 녀석의 이름이 되었다.
그렇게 강제적으로 볼트는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.